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휴대폰

라포엠(bluenamok) 2016. 3. 15. 01:26

      휴대폰 나목 임현숙 휴대폰이 밥을 거부한다 두 해 넘게 곁에서 잠들고 손바닥에서 재잘거리더니 충전기를 목구멍 깊숙이 넣어도 잠잠하다 며칠 애걸복걸하다가 슬슬 부아가 치밀어 병원에 가니 수술보단 사망 선고를 권한다 그 없는 한 시간은 무인도에 홀로 남은 것 같아서 키 크고 힘 좋은 녀석을 골라 오장육부에 빼곡한 기억들을 수혈한다 젊어서 밥도 빨리 잘 먹고 눈치도 만점이다 새 애인을 샅샅이 알아가는 이 설렘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발을 내딛는 기분일까? -림 *콜럼버스:15세기, 아메리카 대륙 발견, 탐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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