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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포장마차(기러기 아빠의 밤)

라포엠(bluenamok) 2012. 11. 19. 03:57


포장마차(기러기 아빠의 밤)
                         임현숙

휘청거리는 마음이
비닐 문을 젖히고 들어서면
내 집처럼 푸근한 냄새가 반기며
바지락 국물 한 대접이
애인처럼 마주앉는다
마시는 첫 잔에 행복이 밀려와
또 한 병을 부르고
주머니 속 지갑의 두께가
꼼장어 껍질 같아
꼼장어 한 마리를 눈으로 먹는다
.
.
.
언제부턴 간
아무도 없는 집이
그만의 포장마차가 되었다
자식들이 어른거려서
마누라 온기가 그리워서
달곰한 잠이 고파서
독을 털어 넣는다
쓰디쓴 삶을 마신다.

2012.11.18 림
          포장마차(기러기 아빠의 밤) 임현숙 휘청거리는 마음이 비닐 문을 젖히고 들어서면 내 집처럼 푸근한 냄새가 반기며 바지락 국물 한 대접이 애인처럼 마주앉는다 마시는 첫 잔에 행복이 밀려와 또 한 병을 부르고 주머니 속 지갑의 두께가 꼼장어 껍질 같아 꼼장어 한 마리를 눈으로 먹는다 . . . 언제부턴 간 아무도 없는 집이 그만의 포장마차가 되었다 자식들이 어른거려서 마누라 온기가 그리워서 달곰한 잠이 고파서 독을 털어 넣는다 쓰디쓴 삶을 마신다. 2012.11.18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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