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초록 우산

라포엠(bluenamok) 2012. 7. 10. 03:12

 

 

초록 우산
         안개비 임현숙
풀 향기 머금은 바람 불어오더니
소나기가 내린다
소낙비 내리던 교문 앞에서
아픈 엄마를 야속해하며
비를 맞고 달리던 어린 시절에도
몸보다 더 젖었던 건 마음이었다
그날처럼 비가 내리고
우산 쓰고 걸어도 가슴은 비에 젖어
나뭇잎 우산 밑에 유유자적 
망중한을 누리는 애벌레를 멍하니 바라본다
초록 잎 우산을 드리워줄 나무가 그립다.
2012.07.09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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