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시 짓는 김 오르고

나목의 글밭/시 짓는 김 오르고

오월이 오면

라포엠(bluenamok) 2025. 5. 9. 00:27

 

오월이 오면

 

임현숙

 

 

어머니를 기리는 오월이면

하늘에 어머니가 바람으로 다녀가십니다

꽃을 피우는 따스한 손길로

내 이마를 쓰다듬으며

수고했다 장하다 다독이십니다

훅 코끝에 감겨오는 살냄새를 끌어안고 얼굴을 비벼댑니다

어머니는 봄처럼 푸른 꿈을 낳으시고

산처럼 든든해라 강처럼 푸르러라

세상에 이로운 이름으로 기르셨습니다

가슴에 카네이션 달아드리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꽃 대신 어머니를 꼬옥 끌어안아 드릴 텐데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귀청을 때립니다

어머니

'있을 때'의 뜻 외면하고 살아

가신 후에야 청개구리처럼 웁니다

언제나 겨울에 살던 어머니

요람 같은 오월의 바람을 당신께 돌려드리니

그곳에서 마냥 봄날을 누리시다가 

다시 올 오월엔 새빨간 장미로 피어나세요.

 

 

-림(20250506)

 

 

 

https://www.youtube.com/watch?v=O1BXq-94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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