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오래되면

라포엠(bluenamok) 2018. 5. 5. 11:38


        오래되면 임 현 숙 겉보기엔 싱싱한데 늙어 비릿하다고 외면당한 오이 한 토막 묵어가는 사람도 늙은 오이 맛이 나곤 하지 어디 맛뿐이겠어 퇴근길 버스 안에 풀썩거리던 노린내 어지러워 한 정거장 먼저 내렸지 그제는 흰 머리를 물들이며 마음은 청춘이라 되뇌었건만 새살거리는 오월의 눈짓에도 밀랍처럼 무덤덤하니 갯비린내 술술 새는 늙은 오이 맞네그려. -림(201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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