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를 만났다 - 혜원 박영배
소나기를 만났다
굵은 빗줄기가
산이며. 들이며 고추밭으로
여치를 잡듯이
구석구석 뒤지고 있다
낮잠 자던 고라니도
대밭에 숨은 바람도
빗발치는 CAL 50* 에
꼼짝없이 잡히고 말았다
일단 잡히면
누구나 다
후줄근한 포로가 되어야 한다
나도 산간에서
완전 포로가 되었다
그러나
소나기가 그치고 나면
왁자지껄
모두 웃음바다가 된다.
* 50미리 기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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