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소나기를 만났다

라포엠(bluenamok) 2014. 6. 8. 11:30

 

 

 

 

 

 

      소나기를 만났다 - 혜원 박영배

 

 

 

      소나기를 만났다

      굵은 빗줄기가 

      산이며. 들이며 고추밭으로

      여치를 잡듯이

      구석구석 뒤지고 있다

 

      낮잠 자던 고라니도

      대밭에 숨은 바람도

      빗발치는 CAL 50* 에

      꼼짝없이 잡히고 말았다

 

      일단 잡히면

      누구나 다

      후줄근한 포로가 되어야 한다

 

      나도 산간에서

      완전 포로가 되었다

      그러나

      소나기가 그치고 나면

     

      왁자지껄

      모두 웃음바다가 된다.

 

        * 50미리 기관총

 

'시인의 향기 > 나물 한 바구니(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이 오면 -도종환  (0) 2014.08.09
당신  (0) 2014.07.02
어떤 편지-도종환  (0) 2014.05.23
빈 집1-문태준  (0) 2014.05.22
향우회 모임에서  (0) 2014.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