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강
임 현 숙
나뭇잎이 우수수 지며
세월 강물이 빠르게 흘러간다
벌거숭이 시절이 저만치 흘러가고
연분홍빛 꿈이 먼바다로 갔다
꽃이 피고 지고 새가 울고
낙엽 날리고 눈이 내리는
세월 강 굽이굽이
내가 흘러간다
어머니가 흘러간 그 물줄기 따라
판박이 딸도 허우적거리며 흘러간다
암초에 부딪혀 살이 깎여도
물살의 흐름을 막을 수 없다
이순 즈음 세월 강엔 추억이 아롱지지만
거슬러 갈 수 없는 강물이여
또 한 굽이를 돌아
떠 내려 간 청춘을 따라가며
언젠가 이 지점을 지날 내 아이를 위해
이정표를 세운다
'이곳은 그리움이 깊고 회한이 몸부림치는 늪'.
-림
'나목의 글밭 > 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금 그 해일에 (0) | 2016.09.28 |
---|---|
더 깊은 울림으로 (0) | 2016.09.23 |
그 추석이 그립구나 (0) | 2016.09.15 |
가을은 옛이야기만 같아라 (0) | 2016.09.08 |
가을엔, 가을엔 (0) | 2016.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