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생사의 게임

라포엠(bluenamok) 2016. 3. 23. 04:48


        생사의 게임 나목 임현숙 화재 경보가 울린다 옆집 사람들의 황급한 발소리에도 24층 이 여자 여유롭다 오작동이 한 두 번인가 생명을 담보로 경보기와 게임을 한다 소방차 사이렌이 들리자 베란다로 나와 동향을 살피는데 전과 달리 소방관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전 재산인 지갑과 노트북을 챙겨 비상구를 여는 순간 매캐한 연기에 숨이 막힌다 후회가 밀려온다 13, 12, 11, 10, 9… 5층 계단참에서 쓰러지고 만다 이제 엄마를 만나러 가는구나 오늘은 완전히 졌다 의식이 가물거리는 순간 귀에 익은 음악 소리가 들린다 아침 6시에 울리는 알람 소리 2층 침실에서 눈뜨는 생사의 데자뷰. 2016.03.23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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