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다섯 개의 상자 임현숙 아들이 보내온 다섯 개의 상자엔 지난 사 년간 대학 생활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하나를 열면 훅 고독과 허기가 위장을 훑고 하나를 열면 매서운 추위와 절제가 심장을 찌른다 또 하나, 하나... 마지막 하나를 눈물로 여는 순간 낭만과 열정이 깔깔거리며 튀어나온다 다섯 개의 상자엔 새끼 독수리, 더 높이 날기 위해 홰치고 있다. 2013.06.11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