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내 나이 세어보니

라포엠(bluenamok) 2015. 1. 16. 03:07


      내 나이 세어보니 나목 임현숙 먼지 한 톨도 쓸고 닦아야 후련하고 자정 넘어 잠들어도 동 트기 전 일어나던 바지런함이 눕자 눕자 꼬드깁니다 아침에 먹는 알약을 먹었는지 아리송해 어느 날은 빼 먹고 어느 날은 또 먹어서 인제 먹고 나면 동그라미 칩니다 자식에게 떵떵거리던 목소리 기어들고 어쩌다 핀잔 한 마디에 어깨 오그리며 눈시울 붉어집니다 한가한 시간 곧잘 우두커니 되어 꿈을 키우기 보다 오랜 기억 붙들고 차츰 의자와 한몸이 되어갑니다 세월은 나이만큼 달려가지만 나이 든다는 건 서서히 느려지다 숨 다하는 날 깜깜해지는 것인가요 모든 게 어눌해지고 작아지고 비어가기에 다시금 일어서려 오뉴월 볕 그리며 내 안에 깜박이는 불씨 후후 풀무질합니다. 2015.01.15 림

      '나목의 글밭 > 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인이라면  (0) 2015.01.23
      추억 정리   (0) 2015.01.21
      안개가 그리는 풍경  (0) 2015.01.09
      새 달력에 바란다  (0) 2015.01.06
      별빛처럼  (0) 2014.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