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그땐 몰랐어요

라포엠(bluenamok) 2018. 8. 3. 14:04



        그땐 몰랐어요 임 현 숙 늦은 나이에 낳은 막내딸 키만 커다란 전봇대에 시집 보내 놓고 날마다 전화기 앞에 앉아 기다리셨지요 곰살궂지도 않은 딸이 뭐 그리 예쁘다고 친정 나들이 가던 날은 힘없는 다리 이끌고 부엌을 지키며 따뜻한 밥상 차려 내셨어요 신랑이랑 아가랑 시어머니랑 알콩달콩 행복 짓느라 친정엄마는 마음 밖에 있다가 울음이 터지는 날에 그리워하곤 했지요 골목 어귀에 서성거리며 발걸음 소리에 귀 기울이고 기다리던 그 마음을 그땐 몰랐어요 그리워하며 보고 싶은 마음 사랑, 사랑은 늘 기다림인 것을. -림




'나목의 글밭 > 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리지 못하는 것들  (0) 2018.08.18
풍경(風磬) 소리  (0) 2018.08.05
오늘 스친 그 바람이  (0) 2018.07.30
6월 어느 날  (0) 2018.07.24
섬에서 섬을 그리다  (0) 2018.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