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가장 잔인하고 슬픈 말

라포엠(bluenamok) 2016. 8. 30. 03:05



      가장 잔인하고 슬픈 말 임 현 숙 내 입술 안에서 가장 슬픈 문장이 칼을 갈고 있습니다 언제든 튀어나와 당신 심장을 깊숙이 찌르고 말 것입니다 조금만이라는 시간은 달콤한 고문이어서 입술 앙다물고 버텨왔는데 길고 긴 푸른 기다림은 신기루였습니다 아직은 끝이 아니라 말하고 싶겠지만 홀로 애써 온 당신을 더는 바라볼 수 없어 이제 내 악한 혀가 당신을 죽이려고 합니다 가장 잔인하고 슬픈 말 '조금만 참으라는 당신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오늘도 칼날이 파리한 입술 사이로 번득이는데 차마 당신을 죽일 수 없어 나약한 입술에 철 빗장을 지릅니다. -림(201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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