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가을의 시 / 곽재구

라포엠(bluenamok) 2016. 11. 21. 00:31
      가을의 시 / 곽재구 오후 내내 나룻배를 타고 강기슭을 따라 내려갔습니다 당신이 너무 좋아하는 칡꽃 송이들이 푸른 강기슭을 따라 한없이 피어 있었습니다 하늘이 젖은 꿈처럼 수면 위에 잠기고 수면 위에 내려온 칡꽃들이 수심(水深) 한가운데서 부끄러운 옷을 벗었습니다 바람이 불고 바람이 불어가고 지천으로 흩날리는 꽃향기 속에서 내 작은 나룻배는 그만 길을 잃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