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가을바다에 오지마라 - 정윤천

라포엠(bluenamok) 2016. 9. 13. 01:36



        가을바다에 오지마라 - 정윤천 가슴에 재가 남은 사람은 초가을 바다에 오지마라 가을바다에서는 흙피리 소리가 난다 댓이파리 쓸리는 걸음 무늬를 낮아져 가는 물 위에 새겨 두고 여름의 끝바람 몇 떨기가 사람들의 마을에서 멀어져 갈 때 쓰라린 목메임을 아직 다스리지 못한 사람은 초가을 바다엘랑 오지마라 어디선가 저렇게 소리 구멍을 빠져 나와 제멋대로 끼룩이는 가을바다의 피리소리 가까이 귀를 적시면 낮아질수록 푸르러지며 주저앉을 듯 한사코 일어서던...... 깊은 음절의 階名들 버릴 것들을 미처 다 비우지 못한 사람은 초가을의 바다 근처에 와서 얼씬거리지 마라 보낼 것들을 다 떠나 보낸 자리에서 가을바다는 혼자서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