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산山 임 현 숙 옆집에 일본인 노부부가 살았다 아침마다 부인은 화단에 물을 주고 이따금 세차도 했다 남편은 부인과 외출할 때 잠깐 보일 뿐 조용한 사람 같았다 어느 새벽 삐오삐오~ 구급차가 오고 누군가 실려 나갔다가 아침결에 돌아온 후 밤이 되어 다시 911이 오고 부인의 울음이 애잔하게 새어나왔다 며칠 후 검은 영구차가 집 앞에서 부인과 가족을 태우고 있었고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었다 내 방 창가에 앉으면 지척에 산이 보인다 그 산은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날마다 다가오는 산이 있으니 세월 앞에서 천천히 오다가도 때론 달려오는 산 '북망산北邙山 ' 한 차례 아플 때마다 한 걸음 가까이 온 듯하다 누구라도 만날 수밖에 없는 종착역 창밖 저기 저 산처럼 그만한 거리에서 지켜보다가 미련이 미련이 티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