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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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조금만 임현숙 비는 풀잎의 무릎을 꺾어뜨리며 쏟아지고 조금만을 기다리던 바람의 살갗에 번민의 질긴 뿌리가 자라났다 냉철한 가위로 순을 잘라도 번민은 자른 단면마다 새순을 틔워마침내 깊고 어두운 숲을 이루고 그 숲은 기댈 ‘조금만’을 향해굶주린 사자처럼 달려든다조금만은 고등어 비린내가 무에 스며드는 시간 뜨거운 커피가 식어버리는 시간 다음 버스가 오는 시간 ㅡ 여러 얼굴로 다가오지만 끝내 하나의 마침표로 닫히는 약속이다 그러나 나의 조금만은천만 번의 내일이 밀려와도추측만 남긴 생략표처럼허공만 점멸한다 희미한 기대에 뼈만 남은 하루는그 미완의 약속을 으깨며발바닥 깊숙이말발굽 같은 징을 박아넣는다 오늘은 번민의 숲을 건너하루를 오롯이 땀방울로 적셔야겠다 조금만은사막 저 편에서 손짓하며지..

밴쿠버 교육신문/2026.02.13/끝내 놓지 못하는

끝내 놓지 못하는 / 임현숙 | 캐나다 익스프레스-밴쿠버 로컬 뉴스 끝내 놓지 못하는 / 임현숙 | 캐나다 익스프레스-밴쿠버 로컬 뉴스끝내 놓지 못하는 / 임현숙 겨울비 앙가슴에 구멍을 내고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잊힌 얼굴들 먹구름 가슴팍에 지워질 이름을 흘려 쓰면 장승 같은 외로움이 너펄너펄 탈춤을 춘다 어둠을 건너는canadaexpress.com

끝내 놓지 못하는

끝내 놓지 못하는 임현숙 겨울비앙가슴에 구멍을 내고연기처럼 피어오르는잊힌 얼굴들 먹구름 가슴팍에지워질 이름을 흘려 쓰면 장승 같은 외로움이너펄너펄탈춤을 춘다 어둠을 건너는 기차의 비명 빗줄기에 매달려오래 흔들릴 때 세 평 방 안에 세상을 들여놓고젖은 하루를글줄 속에서 꽃피우지 바람 소리 행간을 쓸어가면 나는 잠시돌아오지 않을 이름을술잔에 담던낡은 재즈바의 여인 이마에 번지던 슬픔와인빛으로 출렁인다 유리창 너머 풍경마저온통 끌어안고 싶은너의 이름사람아 낭떠러지가스무 걸음 남짓인데도나는 끝내세상을 놓지 못하네. -림(20260106) https://www.youtube.com/watch?v=UWrg7Md5XY8

오빠라는 이름

오빠라는 이름 임현숙 엄마의 일곱 별 중나는 가장 늦게 떠오른 작은 별큰오빠는 나보다 열 몇 칸 위에서 빛나고 있었다 키가 자라며눈빛의 거리는 가까워졌지만입술은 여전히 온도가 달랐고나는 속삭이는 소리도 닿을 것 같은단 한 층 위 오빠를 바라곤 했다 이제는 먼저 별똥별이 되어그 자리를 잃어버린 큰오빠ㅡ 몇 층 위에서 빛나는세상의 오빠들을 보면절로 콧소리가 터진다 오빠ㅡ 부르면 허허 웃으며 언제나그림자부터 밝혀 줄 것 같은내 하늘에 뜨는 별의 이름. -림(20260101) https://www.youtube.com/watch?v=9qgwCrq1PrU

담쟁이넝쿨

담쟁이넝쿨 임현숙 벽을 타오르는 짧은 숨먼동이 기웃거리는 틈새에맨손이 먼저 닿는다 보이지 않는 시간 위를한 생애가 느리게 기어오른다 돌마다 새겨진 기억을 더듬어 오르면그 끝은 내리막,바람조차 알려주지 않는 길 앞만 바라보며 오르는 것이 숙명인듯 발 아래 화석이 된 어제를 딛고갈라진 손바닥 하나로오늘을 꿰매는 이들 뚝뚝ㅡ 번지는 땀방울이소리없이 역사를 엮어 간다 -림(20251205) https://www.youtube.com/watch?v=WdDcDGBAjjk

해와 달의 경계에서

해와 달의 경계에서 임현숙 갓 지은 흰 쌀밥 같은삼백육십오 개의 이름 없는 하루 해와 달 경계에서 호명을 기다린다 아직 목울대에 후회가 걸려있는데때 묻은 손이다시 하루를 빚는다 덜 굳어 찌그러져도금이 번져 부스러져도 울음이 새지 않도록웃음 한 벌 문설주에 걸어 두고 욕심이 숟가락을 들기 전에먼저 박수를 내밀어야지 하루를 닫으며그래도 괜찮았다고 끄덕이게오늘의 이름 아래'사람' 쪽에 발 디딘다 응달로 찾아드는 얇은 햇살처럼조용히 그러나 눈부시게. -림(20260101) https://youtu.be/iNGgc324o44

2026.01.17(토) 밴조선 게재/해와 달의 경계에서

해와 달의 경계에서 임현숙 갓 지은 흰 쌀밥 같은삼백육십오 개의 이름 없는 하루 해와 달 경계에서 호명을 기다린다 아직 목울대에 후회가 걸려있는데때 묻은 손이다시 하루를 빚는다 덜 굳어 찌그러져도금이 번져 부스러져도 울음이 새지 않도록웃음 한 벌 문설주에 걸어 두고 욕심이 숟가락을 들기 전에먼저 박수를 내밀어야지 하루를 닫으며그래도 괜찮았다고 끄덕이게오늘의 이름 아래'사람' 쪽에 발 디딘다 응달로 찾아드는 얇은 햇살처럼조용히 그러나 눈부시게. -림(20260101) https://issuu.com/vanchosun.com/docs/1_17_2026_ece6c53dc151f2/7 1월 17일 토요일 20261월 17일 토요일 2026issu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