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지면·너른 세상으로

2014.10.18 밴쿠버 조선일보 기고/아시나요

라포엠(bluenamok) 2014. 10. 20. 09:50

최종수정 : 2014-10-17 17:31

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 지부 회원작/시
황금 이삭을 지키는 허수아비처럼
은혜로운 가을볕에 홀로 익어갑니다

 

바람이 부를 때면  
단풍 숲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꽃 구름 머무는 하늘 바라보며
외로움 꾹꾹 찍어 편지를 쓰곤 합니다

 

바람 소리, 낙엽 지는 소리
밤이면 슬피 우는 귀뚜리 소리
처량하게 귀 기울이면
마음이 성큼 옛집 계단에 올라섭니다

 

아시나요
이 가을엔 함께 있고 싶습니다

 

정녕
당신 곁에서
아침이면 부지런히 삶을 일구고
저녁이면 굴뚝에 따스한 밥 짓는 연기
욕심 없는 밥상엔
웃음꽃 도란도란 피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