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스크랩] 촛불 ㅎ~

라포엠(bluenamok) 2010. 11. 17. 09:04

                                                

            촛 불

                                             李 乙

 

 

   스스로 태워야 하는 삶이어라

   스스로 가야 하는 죽음이어라

   언제나 속으로 달래고 달래며

   언제나 겉으로 잉태하는 아픔이어라

 

   나는 타리

   나는 꺼지리

 

   뼈가 타 재가 되듯

   매양 스치는 바람자락 속으로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리

 

   여직 더는 태워야 하는가

   여직 더는 앓아야 하는가

 

   정지된 어둠의 시간을 찾아

   오욕五欲의 그을음을 말끔히 털어내고

   연기 아닌 연기가 되어

   하늘 어디든 영영 사라져야 할 죽살이

 

   아, 몽당이 촛불이여

   뜨겁게 녹아내리는 눈물이여

   버거운 나의 혼魂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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