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숙 - 1961년 경상남도 하동 출생. -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 2000년 《자유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 시집으로 『단추』(2006), 『기울어짐에 대하여』(2012), 『불이론』(2021) 등이 있음. - 현대불교문학상(2022) 수상. 항아리 된장을 담아두던 항아리에 모래를 깔고 물을 부어 스킨딥시스를 심었다 제 몸에 꽃을 담고도 여전히 된장 냄새를 피운다 자주 물을 갈아도 노랗게 꽃잎이 타들어간다 단지를 들어내자 항아리 밑이 된장물로 흥건하다 짜디짠 눈물이 고였다. 숨구멍으로 제 몸에 담았던 한 흔적을 조금씩 몸 밖으로 버리고 있었던 항아리 한 사람의 기억을 버리려 숨 죽여 울던 저 여자 어머니 부엌 천정에 매달린 형광등 스위치를 당겨도 쉽게 스파크가 일지 않는다 빛이 다 빠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