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엠(bluenamok)
2014. 3. 18. 00:46
팔월에 오는 비
혜원 박영배
반 쯤 깊어진 여름.
돌아앉은 내 산간이
시처럼 슬프다고
들꽃이 도란도란 피었는데
주소도 모른 어느 마을
사립을 나선 빗줄기가
눈치도 없이 내게로 온다
팔월에 비가 오면
그리움도 칡넝쿨만큼 길어져
먼 산 속 메아리처럼
소식 없이 달려 올
절절한 시 한 구절을
강 건너 저 편으로
띄워야 겠다
팔월에 오는 비가
묻어버린 기억까지 들고 와
발아래 두고 내려가면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대로
나는 한 사나흘 나붙기다 만
시 한 구절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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