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엠(bluenamok) 2020. 3. 10. 16:04




 

 

추억의 나무에게 

 

임 현 숙

 

 

바람 부는 그곳

기찻길처럼 딱 그만큼 거리에서

절로 꽃 피고 낙엽 지던 나무여

봄 숨결 파릇한 날이면

마음이랑 그윽이 젖어 드는 건

움터 보지도 못한 탓일까나

기억 저편 뿌리 깊은 나무야

장대비처럼 달려가

꽃 한 송이 되고 싶었던

눈시울 붉은 추억이여

흐드러진 들꽃 아닌

이름 모를 풀이어도

아련히 부푸는 설렘 있어

나는야

이 처연한 봄이 좋아야.

 

-림(2020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