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엠(bluenamok)
2015. 6. 22. 15:19

유월 햇살
임 현 숙
유월 아침
선잠에서 기어 나오면
앳된 햇살이 얼싸안는다
거저 누리는 이 행복
물은 쓰는 만큼 대가를 내라 하지만
햇살은 여태 고지서 한 장 보내지 않는다
여름이면 금빛 햇살 사치스럽게 걸치고
겨울이면 해쓱한 햇살 졸졸 따라다녀도
사나운 표정 지은 적 없이 나긋하기만 하다
햇살 따라 일터 가는 길
마디마디 불끈 달아오른다
호, 뜨거워서 좋아라
집으로 오는 길
뉘엿뉘엿 땅거미 사이로
잘 익은 햇살 한 줌 어깨에 내려앉으면
녹신녹신
꽃잠 들 생각에
쓸쓸한 밤이 사랑스럽다.
-림(201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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