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안개비 내리는 날
라포엠(bluenamok)
2011. 7. 8. 07:47
안개비 내리는 날
안개비/임현숙
소리없이 내리는 안개비가
장미꽃 잎에 포말같은 이슬을 내리자
잠 자던 장미꽃 부시시 산발을 헀다
놀이터에 노란 그네는 안개비에 젖어
미동도 없이 빈 공간을 지키고
빗 속에서 공사장 야적장에 오가는
인부들의 서둘지 않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욕심이 없어 급하지 않고
하루에 만족할 줄 알아
아둥바둥대지 않는 이 곳 사람들
처음엔 느적거리는 모습에
답답해 분통 터졌는데
살다보니 닮아가나 보다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림의 인내를 키운다
세상을 사는 으뜸의 지혜는
나를 다스릴 줄 아는 것이다.
July 07,2011 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