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라포엠(bluenamok) 2024. 8. 7. 01:49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임현숙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어린 날

골목길이 미어지라 몰려다니며

전봇대에 술래 세워

소리 높이 외쳐 하던 놀이

 

술래 몰래 다가가기

굼벵이라서 잘 들켰지

 

어른이 되어선

세월과 둘이 놀이하며 늘 들킨다

내일은 이기리라 다짐해도

내일은 언제나 내일일 뿐

 

오랫동안 술래인 세월은

조롱하듯 히죽거리지만 

이번엔 어림없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오늘은 꼭꼭

내가 이긴다.

 

-림(2024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