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흘길 그대가 앞에 없네요
임현숙
헛헛한 마음 달래려 삼겹살을 구웠어요
지글지글 제 기름에 구워
얼굴만큼 큰 상추에 얹힌 고기 한 점
작은 입이 날름 보쌈해 왔어요
지난날 별 무리 진 저녁
마당에서 소주잔 기울이며
삼겹살 상추쌈 먹던 날이 생각나요
상추 한 잎에 사랑 한 잎 담아
눈 흘기며 먹던 시절이 옛날 같아요
오도독 오도독 부서지는 맛
어제 미운 바위가 모래알이 되고
아삭아삭 씹히는 맛
오늘의 용서로 고소한 맛이었지요
상추 한 잎에 고기 한 점
그리고 빈자리
오늘은 눈 흘길 그대가 앞에 없네요.
Feb.13,2012 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