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엠(bluenamok) 2015. 1. 15. 12:56


      내 나이 세어보니 임 현 숙 먼지 한 톨도 쓸고 닦아야 후련하고 자정 넘어 잠들어도 동 트기 전 일어나던 바지런함이 눕자 눕자 꼬드깁니다 아침에 먹는 알약을 먹었는지 아리송해 어느 날은 빼 먹고 어느 날은 또 먹어서 인제 먹고 나면 동그라미 칩니다 자식에게 떵떵거리던 목소리 기어들고 어쩌다 핀잔 한 마디에 어깨 오그리며 눈시울 붉어집니다 한가한 시간 곧잘 우두커니 되어 꿈을 키우기 보다 오랜 기억 붙들고 차츰 의자와 한몸이 되어갑니다 세월은 나이만큼 달려가지만 나이 든다는 건 서서히 느려지다 숨 다하는 날 깜깜해지는 것인가요 모든 게 어눌해지고 작아지고 비어가기에 다시금 일어서려 오뉴월 볕 그리며 내 안에 깜박이는 불씨 후후 풀무질합니다. 2015.01.15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