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엠(bluenamok) 2024. 5. 17. 11:26

 

그리움의 등을 켜니

 

임 현 숙

 

 

 

초록빛 꿈을 그리던

젊은 날은

지문조차 닳아버린 기억

 

안갯속을 헤맬 때면

책갈피에 길이 있을 것 같아

눈동자에 별똥별이 흐를 때까지

헤르만 헤세를 탐미하고

빨간 줄을 그어가며 외우곤 했다

 

오롯이 앞만 보고 달릴 땐

하늘이 

네모난 창문 크기만 했는데

그리움의 등을 켜니

창문이

가 없는 하늘만 하다

 

두고 온 날들의 이야기

나를 스쳐 간 것들이

돌아 달려올 때면

별똥별 해일이 몰아친다.

 

-림(20130621)

 

https://www.youtube.com/watch?v=KSopc-HDZ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