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엠(bluenamok) 2024. 4. 26. 05:08

 

흐린 봄날의 사색

 

임 현 숙 

 

 

 

밤새 울다 지친 하늘이 

시름겨운 낯빛으로 눈 뜨는 아침 

 

찌푸린 구름을 걷고   

봄이 오는 산야에

푸짐한 햇살을 고루고루 퍼주고 싶다

 

건넛집 할머니 하회탈 얼굴에 

추워 웅크린 꽃망울에 

서글픈 마음 벽에 

솜털 같은 봄볕을 바르고 싶다

 

"엄마, 난 괜찮아요."

봄빛 닮은 한마디

저 하늘로 쏘아 올리고 싶다

 

여우비 내린다

쨍쨍한 햇살로 도배되는 하루는

싱그러운 수채화 두루마리.

 

 

-림(20240428)